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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에세이 시간의 여울(イ·ウファン エッセイー時間の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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商品名 이우환 에세이 시간의 여울(イ·ウファン エッセイー時間の瀬)
販売価格 ¥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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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TAIL INFO 商品詳細
나는 손에 든 것을 찬찬히 씹어본다. 거기에는 물질의 감촉은 없고, 마치 햄버거라는 단어만을 입에 넣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참고 먹고 있노라면 이윽고 나도 저 언저리의 젊은이들을 닮아 서서히 투명인간이 되어 갈지도……. 라는 건 거짓말이고, 나는 이 무감각하고 무심한, 지나친 무미건조함에 일종의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때의 그녀는 반대의 의미에서 내가 알 턱도 없는 고통을 느꼈음이 틀림없다. -「햄버거」 중에서

남들은 모두 넋을 잃고 감동에 젖어 있는데 함께 도취되지 못하고 혼자만 깨어 있다는 것은 확실히 일종의 불행인지도 모른다. 음악을 들으면서 관중을 보고 있는 자신을 즐기는 것은 역시 이중의 기쁨이기보다는 하나의 슬픈 모습이다. - 「불행의 기쁨」 중에서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맛있는 음식은 모조리 여성적인 것이며, 맛있게 먹는 사람 또한 모두 여성적이다. 배고플 때 먹는 사람은 들짐승과 닮았지만, 만복 시의 미식가는 아름답게 여성적으로 비춰지니 신기하다. 여자를 유혹하고 있을 때의 남자는 낚싯바늘의 먹이처럼 자신이 뭔가 여자가 좋아할 만한 먹이가 되기를 바라고 있는 듯하지는 않은가. 나는 좋아하는 여자와 식사를 하고 있으면 언제나, 이 여자에게 먹히고 싶다는 기분이 된다. 맛있게 먹혀버리고 싶다는, 자기 부정을 가장한 욕망은 실로 음흉하지만, 그것이 남자의 변신 욕망의 표출임은 부정할 수 없다. -「식도락」 중에서

막상 내다 버리려고 그 돌들을 가지고 어슬렁어슬렁 밖으로 나와 차 한 대 없는 휑한 돌 자갈 깔린 주차장을 우두커니 바라봤을 때였다. 놀랐다. 저 이데아적인 아크로폴리스 언덕과는 너무나 다른, 하나의 일상적이면서 탁 트인 투명한 공간이 거기에 펼쳐져 있었다. 늘 접하고 있으면서도 알아차리지 못했던, 발치의 생생한 광경과의 예기치 못한 만남이었다. 어떠한 신화 작용과도 인연이 없는, 그저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 선명히 빛나고 있는 조각돌들의 환하게 열린 장소의 엑스터시를 나는 본 것이다. 바닥 가득히 깔린 아무 별난 데도 없는 하얀 조각돌들은 반짝반짝 석양을 받아, 어떠한 환상도 불러일으키는 일 없이 그 있는 그대로 충족감 넘치는 실재로서, 모든 것은 스스로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아크로폴리스와 돌멩이」 중에서

자연과의 인간과의 사물과의 어울림은 나를 초조하고 피곤하게 한다. 나는 살아도 죽어도 외톨이로 어딘가 도중에서 휙 하니 사라질 수밖에 없다. 비행기에서 내려 사람들이 버글대는 대지를 밟아도, 나는 자신이 세계의 한가운데 있음을 깨닫지 못하리라. 그리고 그 누구와도 진정한 접촉 따위는 가지지 않은 채 나날을 깨끗하게 살아갈 작정으로, 마치 진공 지대를 홀로 가듯 천애고아를 가장하며 계속 걸어갈 것임이 분명하다. -「갠지스 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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